주절주절 이야기

수선화에게

아니온듯 2016. 1. 9. 22:14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 길을 걸어라

 

갈대 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때문이고

나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