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이야기
그대가 보고 싶은 날...
아니온듯
2015. 10. 27. 08:59
그대가 보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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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보 숙
문득 그대가
보고싶은 날입니다
놀이터의
그네에 앉아있는 가을볕과
그 포근한 등을 살짝살짝
밀어주는 가을 바람을 보았습니다
햇살이 눈 부셔
가지에서 미끄러진
플라타너스 잎새 하나가
애달피 뒹구는 것과
횡단보도 앞의
멈춰선 가지각색의 차들과
건너편의 붕어빵 굽는 여인의
바쁜 손놀림도 보았습니다
옛적부터 있던 그런 풍경과
그런 풍경이 끝없이 이어지는
가로수 밑을 걸었습니다
어디에서도 그대는 볼 수 없었습니다.